여러가지 잡설(주로 서점 탐방)-약간 과격한 말이 있습니다.
1. 사람이 넘어설수 없는 (아니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게 있지요. 여자랑 사귈때도 그렇고. 혼내거나 그럴때도 "인종" "부모" "학벌"가지고 이야기하면 이미 돌아오지 못한 길을 건넌겁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다른 부서 상관을 보고 "대학원도 나왔는데 지방대 캠퍼스 나온 저보다 못하면" 운운하던 사람이 있더군요. 두고 보건데 나중에 심각하게 당한다는데 한표입니다.

그나저나 "좌파가 우파에 비해서 언어적 측면에서 승리하는 건(속된 말로 말빨이 서는건) 강남 엄마(같은 부자)들이 자기 자식들을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종에 들어가게 하지 문학이나 사회학을 전공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우파 지식인은 이런 기준으로는 선을 벌써 넘은거지요. 저는 "인간"에 대해서 증오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잡종개"는 토치로 구워서 복날 먹는 걸로만 여기지요. 그 "우파 지식인"은 이제는 식욕밖에 느끼지를 않는군요

2. 전에도 말씀드렸던 팀 오브라이언의 "그들이 가진 것들:"( The Thing They Carried)의 번역판을 봤습니다. 번역도 멍멍이판인데 무엇보다도 번역자가 진짜 이뭐병입니다. 전직 베트남전 참전용사이자 "시인"입니다. 그건 좋아요. 그런데 이 물건의 말은 "나는 시인이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로 나는 깨끗하다"입니다. 역자 후기도 아주 이런 정신수준으로 썼지요. 근데 한국군이 연인원 54만명이 참가한 베트남전에서 "직접 사람을 죽여본"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베트남 참전용사=용병=살인자라는 시각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지만 자신이 참가한 일에 대해서 "나는 깨끗하다. 니네 드럽다. 즐"이라고 하는 것만큼 추잡한건 없어요. 작게는 배반자나 변절자들이 이런 수준이고 크게는 "밀양"에 나오는 유괴범 아저씨나 일부 "개독"들이 보여주는 작태입니다. 이거야 말로 위험한 거지요(역시 두배의 가격을 주고 원서판으로 본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3. 하진의 "전쟁 쓰레기" 번역하신 분은 "한자" 개념을 잡기나 한걸까요? 중국 인민 의용군이 북한 영역으로 들어갈때 건너는 강을 천연덕스럽게 "얄루강"이라고 쓰면 어떡합니까? 적어도 한국사람들에게 친숙한 한자 지명이 있는데요 -_-;;

4. 전에 샀던 "이현상 평전"의 저자의 "경성 트로이카"를 봤습니다. 이 아저씨는 나름 글은 잘쓰는데 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손들은 북조선에서 잘먹고 잘살고 있으며 혹부리와 뽀글이의 은혜로 역사의 보답을 받았고 남한의 슨상님과 영광스럽게 만났다"류의 결말로 나갑니다. 차라리 결말 없이 나오면 그나마 좋지요. 이게 너무 노골적이니 상당히 불편합니다.(국내파 공산당을 -지금은 다르지만-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간첩혐의를 씌운분이 누구인지는 가끔 건망증이 도지는 분이지요)

5. 역사비평에서 나온 임경석 교수의 "잊을수 없는 혁명가들의 기록"을 샀습니다. 의외로 이런 주제의 괴악한 책들에 비해서 상당히 잘 썼어요-뒷부분은 잡지 연재분으로 본 1인. 그러고 보니 일제하 사회주의자들의 진정한 적은 "일본경찰" 이외에도 스탈린 대원수도 있더군요. 김단야나 윤자영같은 사람이 스탈린 원수의 은혜로 시베리아의 거름이 되었거든요. 그것도 "일본 간첩"이라는 혐의로요.

김단야는 80년대 정동주씨가 소설로 극화했고-하다가 때려치웠는지 누가 책을 도적질해갔는지 완결본이 학교 도서관에 없음- 윤자영같은 경우는 2004년에 독립운동가 서훈을 받아서 월조에서 한번 난리 쳤지요. 최후가 궁금했는데 남한에서 재발굴되는 바람에 소비에뜨에서 죽었다는 것이 밝혀진겁니다.

박헌영은 꽤나 고문을 당할때 "나는 모른다."류의 드라마는 안 찍었다고 하더군요. "이미 죽은-그러니까 말을 할리가 없는" 사람이나 "외국에 도망간-그러니까 잡힐 위험이 없는" 사람들만 불고 "범법 사실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한거지요. 실제 벌인 일대로 처리 되었으면 벌써 능지처참을 당하고도 남았습니다.-사실 이런 일때문에 진술번복이 많았고 그래서 더 두들겨 맞았고 유명한 "응가냠냠"도 "쇼"가 아니라 "진짜"랍니다.

"그날이 오면 내 몸의 가죽을 벗겨서 북을 만든"다는 시인이 박헌영이 응가 냠냠하다가 출옥했을때 "아아. 박군이여 눈은 눈을 빼어 갚고 이는 이를 빼어 갚겠다"는 시를 지었다는 건 그렇게 잘 알려질수 없었지요 ^^

ps: 6.10 만세운동 전후에 일본 경찰은 불령선인 체포에 하나의 쾌거를 올립니다. 이렇게 본다면 차라리 3.1 운동보다 6.10 만세운동때가 더 다이나믹한데. 남한 역사에서는 밝히기 껄끄러운 이야기이지요 ^^

by 이준님 | 2008/07/24 21:37 | 비뚤어진 잡상 | 트랙백 | 덧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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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8/07/24 21:52
"응가냠냠"이 진짜였다니..... (빨리 출옥하려고 쇼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1人) -o-;;;;

임경석 선생은 강의를 직접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건 좀 아닌데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임경석 선생 수업을 2번 듣고 2번 다 A+ 받은 1人. -_-V)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7/24 23:29
임 선생님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점수가 후하시죠.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8/07/25 11:24
저희 과 선배님이시라고 얘기는 들었는데 이제야 인사를..... ^^;;;;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2
전 연재때부터 좋았습니다
Commented by 주코프 at 2008/07/24 22:08
90년대 '말'지의 "박헌영은 미제의 간첩이었다"는 글에 남파간첩장기수에 무려 박헌영간첩사건재판 담당검사였다는 '김중종'이란 양반이 응가냠냠 등등을 두고 "그것이 바로 일제의 끄나풀이었다는 증거"운운했던 일화가 떠오릅니다..
Commented by 주코프 at 2008/07/24 22:13
"경성트로이카"에서 체포된 김삼룡이 전직 특고형사 출신을 향해 한탄조로 "당신들은 건국후 쓸모가 있는 기술과 능력을 지녔지만, 허구헌날 투쟁만 한 우리는 이거 아니면 룸펜에 불과하오"식의 자백을 했다는 묘사가 있는데, 아무리 소설이라 해도 지하의 삼룡형님과 주하본좌께서 들으시면 섭섭하실듯..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2
둘 다 읽어봤는데 개그중에 개그였지요 1932년부터 "미국의 간첩"의 압박도 있는데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7/24 22:26
폴 존슨 책에서 보면, 망명해 있던 "조선인 전원"이 숙청 대상이 되었다고 하지요.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2
Commented by 주코프 at 2008/07/24 22:37
80년대 심야방송광고에 소설 "단야"가 가끔 나왔죠.."스탈린과 김일성은 왜 그를 죽일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비장한 멘트와 더불어....그루지야 백정놈이야 원래 그렇다치고 김일성은 왜 그랬는지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3
사실 김일성과 단야의 죽음은 전혀 무관입니다
Commented by cesian at 2008/07/24 22:37
저런 얘기한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좀 이상하군요. "좌파가 우파에 비해서 언어적 측면에서 승리하는 건(속된 말로 말빨이 서는건) 강남 엄마(같은 부자)들이 자기 자식들을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종에 들어가게 하지 문학이나 사회학을 전공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게, "인종" "부모" "학벌"을 얘기하는건가요? 이건 상대방이 전공의 '특성'상 자기편보다 싸움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고, '학벌'하고는 아무 상관없잖아요?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3
그건 노골적으로 남의 배경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지요. 복선생의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인격모독이라는데 한표입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7/24 22:49
갈수록 종이가 아까운 책이 쏟아지니 큰일입니다.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3
소싯적 더 한 것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7/24 23:41
안재성은 아무래도 노동소설을 쓰던 양반이니 의식 구조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성트로이카는 이현상 평전에 비하면 나은 편이 아닌가 싶군요.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5
결론은 쓰레기 -_-
Commented by 에른스트 at 2008/07/24 23:52
1. 음... 합당한 이유라도 '넘지말아야 할 선'이 있는 거군요.

설마... 주위의 어떤 분도 '친구'분의 과거를 가지고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어서 크게 깨진적이 있는 걸로 생각됩니다. 이건 제 예상입니다.

제 생각에 그 사이코 패스 친구분은 '개념없는 인간'에게는 '그에 맞게 대하고',

'개념있는 인간 - 신사'에게는 친절하게 대하시는 분으로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5
Commented by 아롱쿠스 at 2008/07/25 09:10
헌데, '변호사'도 결국 말빨로 승부하는 직업이 아니던가요~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5
변호사는 돈의 힘입니다
Commented by 아롱쿠스 at 2008/07/25 09:13
주코프님, 저도 단야광고 생각납니다.

눈발날리는 화면에서 한 사나이가 우수넘치게 서있다가 뒤를 돌아보면, 스탈린과 김일성의 초상화가나오면서 '곱추의 자식으로 태어난 김단야. 스탈린과 김일성은 왜 그를 제거해야 했는가'하는 멘트가 나왔죠.

요즘은 왜 서적광고가 안나오는지??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5
밤 광고가 없어져서 그렇지요
Commented by 지나가던이 at 2008/07/25 10:44
- 입사 초기에 고졸 여사원에게 '학벌 비아냥'을 들어본 적이 있는 1인입니다. 그런데, 화는 났는데 저는 학벌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여사원의 싸가지 없음에 그랬던 것 같군요. 어떤 자격증이나 전공같은 거라고 보면 그렇게 모욕적인 표현까지는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 물론, 한국사회에서는 학벌이 사람 속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금기에 속한다는 건 인정합니다.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5
예, 저도 동일한 경험이
Commented by 어릿광대 at 2008/07/25 11:23
1. 말은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게 느껴지네요;;

5.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p.s가 심히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6
올려드리겠습니다
Commented at 2008/07/25 12: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6
폐인이 된 사진을 보면 진짜 슬퍼요
Commented by 뚱띠이 at 2008/07/25 12:40
대학 졸업하고 컴터그래픽 배우러 다닐때 고졸 여자애(취직은 아버지 회사라던가?좌우지간 낙하산)가 저보고

"오빠는 인물이 좋아? 학벌이 좋아? 그렇다고 돈이 많아?"

덕분에 그날 여자에 대한 안좋은 인식 하나가 각인되었습니다.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6
동감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8/07/25 13:03
1 위에 아롱쿠스님 말씀처럼 많은 분들이 법률가와 말빨을 연계시키더군요.
과연 그런지는 의문입니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런가 하고 실무가들 블로그 가봐도, 거기에 동의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미국식 법정영화/드라마의 영향으로 그런 오해가 커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2 보통 좌파는 가난한 집 자식들/우파는 부잣집 자식들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과연 그런지 의문입니다.

제가 초중고를 가난한 애들과 함께 다녔거든요. 저희집도 부잣집은 아니고. 그런데 동창들 거의 보수에 가깝지 진보는 아니었습니다. 있는 집 자식들 가운데 진보로 간 사람들도 꽤 봅니다. 노동자 농민 운운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손톱밑에 기름/흙 집어넣어 본 적도 없던 걸요. 제 주변만 그런가 하고 보니, 은사님도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글루에서도 그런 경우 쉽게 찾을 수 있죠. 이명박 당선 뒤에, 난 살만큼 사니 이민가도 되지만 대다수 서민들이 국개가 되어 나라를 망치고 지들 발등 찍은 거라는 사람들 꽤 있었습니다.

물론 가난한 집 자식들이 진보로 간 경우, 부잣집 자식들이 보수로 간 경우도 많이 있죠. 제 말은 가난-진보/ 부유-보수로 단정하긴 힘들 것 같다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6
예, 그런건 의외로 "친일파"까지 나옵니다
Commented by 빛둥 at 2008/07/25 13:24
"그날이 오면 내 몸의 가죽을 벗겨서 북을 만든"다는 시인이 해방후까지 살았다면...

아마 지리산에서 죽었거나 북녘 어딘가에서 죽었을 확률이 높겠죠.

그리고 소설 '상록수'는 '향수'보다 더한 취급을 받았겠죠. -_-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8/07/29 21:56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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