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의 어려움(?) 기타 잡담
통역의 어려움(marlowe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1. 소개하신 패튼 영화에서는 정확하게 son of bitch였습니다. 마봉춘판에서는 "뭣같은 놈"이라고 번역했지요.

2. 톰 클랜시의 와인버거의 초괴작 "넥스트 워"의 경우는 2차 대전의 기본지식도 개판치는 이야기가 몇군데 나옵니다. 역자는 당연히 모르고 이걸 그대로 옮겼지요. 좀 괜찮은 주석서 같은 경우는 저자의 의견이나 최신 학계의 의견을 넣는데 일어중역이지만 아니라고 개뻥치는 "로마 제국 쇠망사"연작이 대표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기번의 원서-> 베리의 주석서를 근간으로 두 사람의 오류나 최신 수정 이론을 괄호에 넣어버리는 일도 합니다. 다만 기번의 원서부분 몇부분을 조금 생략하는게 압박이지만요. 의외로 나나미 할머니보다 괜찮았습니다.

3. 그런데 막상 역자가 지식 빵점일때 무리한 주석이나 번역미스 고친다고 하다가 삽질하는 경우가 있지요. 니미츠 전기(진정한 영웅 니미츠)의 경우는 역자가 현역 해군장교인데 "Winds Of war"를 "전쟁의 폭풍"으로 번역하면서 보충설명까지 넣을 정도로 꼼꼼합니다만 원서에는 없는 역주중에 개그가 많지요. 남북전쟁때 "롱스트리트가 늦게 도착"해서 전투에 졌다 -_-;;는 이야기를 버젓히 넣습니다. (물론 "트럭 제도"와 트럭을 오인해서 "트루크를 타고 간다"라는 압박도 있지만요) 

4. 통역은 양날의 칼위를 걷지만 잘만하면 땡잡을수 있지요. 해방후 미군정때 통역정치가 그래서 좋은게 아닙니까. 윤치영이나 김활란 모윤숙이 이런 케이스로 권력을 얻었죠. 윤치영의 경우는 미군정 통역때 생각하면서 미군 대령 군복을 입고 거드럭거리다가 한번 헌병대에 잡혀갔다는 전설(그러니까 계급사칭죄로 -_-) 
by 이준님 | 2008/03/12 00:36 | 비뚤어진 잡상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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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3/12 00:50
통역으로 땡잡은 케이스 하니까, 대한민국 두번째 대통령인 윤보선 前대통령도 영어 잘 해서 대통령 하셨다는 소리가 생각나네요. (최규하 前대통령이던가...오래 전에 들은거라 헷갈리네요.)
Commented by anaki-我行 at 2008/03/12 01:15
뭐...이미 전설(?)이긴 합니다만...
모소설에서...
클러스터폭탄을 꽃송이폭탄이라거나...
gunship을... 전투함으로 번역한 일이 생각나는군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3/12 09:10
그나마 번역은 검토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스피드가 중요한 통역은 더 힘들 거예요.
시드니 韓美정상회담에서 부시와 노무현의 사이가 어색해진 게 통역 탓이라는 말이 있었죠.

최근 한국 초등학생이 [오즈의 마법사]의 기존 번역서가 불만스러워서, 자신이 직접 번역했다더군요. [마시멜로 이야기]의 얼굴 마담 노릇을 한 정지영도 그렇고, 번역, 통역에 대한 대우가 좀 더 나아졌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3/12 09:11
그렇게 번역을 개판쳐놓고는 뻔뻔스럽게 '원서'를 읽어야 한다고 목에 힘을 주죠.
Commented by 들쮜 at 2008/03/12 10:24
말씀하신 로마제국쇠망사는 5권부터던가부터 일본인 역자의 이름을 넣더군요.
그래도 적어도 서로마부분은 말씀대로 좋았습니다. 하는김에 그냥 완역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쩌면 번역한 일본어판 자체가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뚱띠이 at 2008/03/12 14:46
번역의 문제는 특히 특정분야의 번역은 역자가 어느 정도 지식을 가져야할 것 ㄱ타습니다....

옛날 모 만화의 디젤전차의 압박이란.....
Commented by 천마 at 2008/03/12 17:37
1. 링크하신글의 해당장면은 패튼장군의 괴팍하면서 호탕한 성격을 상징하는 장면인데 그 장면의 러시아장군이 무려 "쥬코프"입니다.

영화에서는 그저 한장면 잠깐 나오는 인물로 별로 대단치않게 그려지지만, 사실 그런 장군을 상대로 저런소릴 하는 사람이나 그걸 곧이곧대로 통역한 사람이나 곧장 맞받아치지만 뒤끝없이 같이 건배하는 장군이나 (그냥 영화장면인지 사실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와인버거의 "넥스트 워"의 내용과 번역은 거의 전설이죠 뭐^^;; 저자의 무식함에다 역자(무려 '정형근')의 이상한 번역까지 겹쳐서 말입니다.

3. 군인이면 전쟁사서적을 잘 번역할 것 같은데 의외로 엉망인 경우도 많더군요.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그 예죠. 군인이라 해도 관련분야의 지식이 풍부하지 않으면 일반인 역자보다 못하게 됩니다. 군대식의 딱딱한 문체에 내용까지 엉망이 되서 정말 최악이죠.

4. 우리나라는 그렇다치고 베트남이나 필리핀의 경우는 어땠습니까? 역사적 상황을 볼때 그들도 통역출신들이 한몫 했을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아텐보로 at 2008/03/12 20:08
marlowe // 초등학생이 번역을 했다는 말입니까?
번역실력이 어느정도이길래..........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3/13 09:00
천마님/ 한 가지 덧 붙인다면, 패튼-쥬코프가 주고받은 욕설은 러시아 풍습일 수도 있어요.
러시아에서는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욕설로 거리감을 좁히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전에 KBS에서 드뷔시 전기영화를 봤는 데, 드뷔시에게 초면의 러시아 작곡가가 욕을 하면서 친구가 되더군요.

아텐보로님/ 지금은 중학교 1학년인 황연재양입니다.
번역서를 읽지는 못했지만, 어린이용 다이제스트판을 번역했을 수도 있죠.
관련기사는 아래에 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10/2008031001614.html
Commented by 천마 at 2008/03/13 12:51
marlowe/ 러시아에 그런 풍습이 있나요? 하긴 러시아인 이미지가 술 잘먹고 호탕하고 거칠면서 한편으론 순박한 사람들이라는 거라 그런 면이 있다고해도 이상할 건 없어 보입니다.^^

영화에서 패튼장군이 러시아인의 그런 풍습을 알았는지에 대한 묘사가 없다는 것이 좀 문제지만 영화속 패튼장군의 이미지와 러시아인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건 사실이니 그렇게 봐도 되겠군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3/13 13:29
위에 제가 언급한 전기영화는 드뷔시가 아니라 베를리오즈였습니다.
혹시나 혼등하시는 분이 계실까 봐 알려드립니다.
Commented by mudamdam at 2008/03/14 13:56
1. 많은 분들이 통역/번역은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흔히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실제로는 "출발어"와 "도착어"(또는 source language 와 target language)에 능통하면서 동시에 양자의 문화적 차이, 거기다 화자와 청자간의 관계까지 이해해야 좋은 품질의 통역이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뭐...진땀나겠죠. 통역하는 사람이나 그걸 듣는 사람이나...

2. 통역의 경우, 극히 짧은 순간에 주변 상황과 맥락, 발화자의 생각의 흐름까지 짚어내어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인 표현으로 전환하여 망설임없이 전달해야 하므로 언어, 문화 뿐만 아니라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적능력과 순발력이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려운만큼 보람도 있겠지만, 사실 잘 된 통역일수록 눈에 띄지 않게 마련이죠. "양날의 칼 위를 걷거나"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맨 손으로 전달한다"는 표현은 이 일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3. 번역에서 원문과 1:1로 대응되는 용어를 역자가 잘 몰라서 엉뚱한 말로 바꾼 경우,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이가 본다면 실수가 한눈에 들어올 겁니다. 문학 번역 뿐만 아니라 경제, 역사, 음악, 군사 등 전문분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각 분야별로 전문번역자를 키울 만큼의 여건은 부족하죠. 사실 번역서건 원서건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의 수도 적거니와 번역자가 역서의 판매량에 기여하는 바에 비해 그 보상은 안타까울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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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lowe님이 통역의 어려움 중 좋은 예를 하나 들어주셨기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키보드를 두드렸네요.
Commented by 키위 at 2008/03/14 16:21
통역은 인간의 영역이 아닌 것 같습니다. 통상 전체 통역사 중 1%만이 그런대로흡족한 통역을 한다고 하니까요. 대개 외국어 실력이 능통하지 않습니다. 지식으로 밀어부칠 때가 많다는군요. 번역도 쉽진 않지만 통역보단 스트레스가 덜할 것 같아요. 글고 말입니다, 책번역은 박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번역자들이 그쪽 안하는 것이라고 친구한테 들었습니다. 초등학생의 번역은 꼭 보고 싶군요. 대견스러워라~

금당사건 포스팅도 부탁드립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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