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창작물에서의 혼외자의 경우 기타 단상

보통 혼외자를 다룬 창작물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원래 혼외자라는게 인정되는 봉건적인 사회를 무대로 이들의 권력다툼이나 인간관계를 그리는것이다. 멀게는 그리스 신화가 그렇고 가깝게는 실제건 가상이건 왕조시대를 다룬 치정극에서 이런 경우가 드러난다. 비근한 예가 아예 혼외자에게는 따로 성을 붙여주는 얼불노의 세계관이 그런데.  사실 이런 창작물에서는 여기서는 혼외자라는 설정에 대해서 그렇게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엄연히 계승권에서 적자 계승의 원칙이 드러나지만 대부분 적자가 없거나 무능한 이유로 야심많은 서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막장 드라마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극의 갈등을 위해서 주인공에게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서자나 사생아가 나오는 것이다. 즉 촉망받은 인재나 도덕적인 인사로 알려졌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생자가 나오거나 해서 파멸하거나 혹은 그렇게 버려진 혼외자의 복수. 혹은 그의 양육권을 둔 가정갈등의 요인이 그것이다.





 일본의 동일 장르를 충실히 배꼈겠지만 70년대 화제의 작이자 80년대와 2000년대 리메이크된 미워도 다시 한번 시리즈나 동일 감독의 단편 애수의 샌프란시스코가 외국 영화의 경우도  메릴 스트립이 나온 영혼의 집 역시 제레미 아이언스와  인디오 여성과의 사이에서 난 혼외자가 칠레 군사정부의 장교가 되서 자신의 이복 형제들과 아버지를 탄압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우리가 흔히 보는 막장 드라마의 설정도 "어디선가 나타난 아버지의 생물학적 자식이 양자로 입지를 쌓아온 나"를 몰락시키는 이야기로 치환될수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들에게 새롭게나마 부성애와 가족의식을  느끼는 장치로서 사용된다. 사실 여러 영상 매체의 인물들은 굉장히 많이 "가족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인디아나 존스가 아들 학자금에 고생하거나 맥가이버가 학교 교장의 호출을 받아서 마약으로 걸린 아들때문에 골치를 썩히는 일은 없지 않는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주인공이 여러 여성들과 관계를 맺고서 활약하는 스토리에 굳이 "자식"을 넣을 필요는 없는것이다.

그런데 이런 등장 인물이 "자식"을 가지게 된다면 그의 인간적인 측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의 업적. 그리고 자신의 뜻이 이어나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아울러 "그동안 자유로운 영혼"이 안정을 찾는것으로 귀결되기도 하고.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 초파리와 같이 단 며칠만에 성년 개체로 성장하지도 않으니 적어도 20년의 기한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주인공의 결혼이라는 엔딩 이후에도 적어도 20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있으니 편리하게도 "사실 20여년전에 주인공이 어떤 여자랑 관계를 맺고 그가 사생아를 키웠는데 지금 나타났다"라는 설정으로 가는 것이다.



사실 이런 케이스로 혼외 관계의 사생아가 마지막회나 후일담에 "갑툭튀"하는게 굉장히 많은바. 맥가이버도 마지막회에 "아들"이 나와서 아들이랑 사건 해결하고 무기한 유급휴가를 가는게 7년간에 시리즈의 종말이었고. 사실상 시리즈의 종말을 선언한 스타트랙: 칸의 분노에서도 커크의 "아들"이 나오는 일이 벌어진다. 종말까지는 아니더라도 후일담격인 6백만불의 사나이 TV 스페셜에서도 역시 스티브 오스틴의 "아들"이 아버지처럼 최신업그레이드 바이오닉 인간으로 재탄생되기도 하고(칸의 분노는 이후 신규 극장판이 나오면서 아들이 편리하게도 사망하지만)

이런 혼외자의 경우 시리즈의 종말로서 깨끗한 모습을 보이지만 돌이켜 보면 굉장히 엄한 현실을 감추고 있다. 과연 그 혼외자의 모친이 무슨 일을 겪었을까의 이야기인데... 미국이 아무리 복지 제도가 잘 될 지언정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고 싱글맘이 자기와 아이의 밥벌이를 위해 고생하는건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 일이다. 사회적 편견. 도움을 청할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훌륭히 키우는 일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막상  아버지는 유명인인데 자식을 인지 하지 못하는 상태면 그 유명인을 멀리서 지켜 보는 모친의 마음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가?(예외적으로 스타트랙에서는 첨 만났을때 제가 데이빗이야?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걸 보면 커크는 자기 아들이 테어날때부터 이미 인지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게 더 나쁜놈이지만)



늘 그렇지만 창작물과 달리 현실은 냉정한법이다. 물론 일부일처제가 정립된 현대 한국에서 혼외자를 만드는걸 자랑하는 사람은 없지만 적어도 아무 여자나 농락하거나 관계를 맺는 일이 무슨 자랑처럼 여겨지는건 꽤 많고 드라마 판타지로 "출생의 비밀"이 나와서 출생의 비밀을 가진 인물이 결국 행복을 찾는 것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비참한 이야기를 판타지로 포장하는 것이다.  불륜이건 강간이건 미화할수도 없고 미화해서도 안되는 것처럼 혼외자의 문제도 이런게 아닌지.(아닌말로 비트코인을 하다 말아먹건 특정인을 지지하다 말아먹건 "자기 책임"이라고 하지만 어떤 사람이 혼외자로 태어나는건 자기가 어쩔수 없는 일 아닌가? 그야말로 비참한게 아닌지.)

덧: 영화 "찌라시"에 보면 잘 나가는 젊은 정치인이 딸뻘 여자랑 놀아나다 여자가 죽는 일이 벌어지고 그 여자 살해에 관한 "찌라시"를 모 기관에서 만드는 일로 사건이 진행된다. 나중에 밝혀진 진상에 의하면 그 여자는 정치인이 이전에 사귀었지만 지금에야 존재를 알았던 "딸"이었고 이 여자를 모 기관에서 정치인을 매장시키고자 살해한 것으로 밝혀진다.

그 정치인은 살인혐의를 풀었지만 아마도 정치생명은 거기서 끝이 날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존재를 몰랐다고 해도 어떤 여자랑 혼전 관계를 맺고 임신시켰다는 걸로 이미지 구기는건 한국에서는 쉬운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