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 캐릭터 설정, 그리고 기타(저스티스 리그를 중심으로) 쓸데없는 영화,드라마 감상




1. 저스티스 리그를 기대했지만 의외로 평이 극히 좋지 않다. 파를 나눌것도 없고 내 경우는 굳이 이야기하면 DC파(,...)라고 볼수 있지만서도 주변평은 극과 극이다. 물론 호평을 하는 측에서도 기대했던 장면들이나 설정이 나왔고 적어도 돈옵져(...)보다는 낫다는 평이고. 극단적인 악평으로는 이야기는 돈옵져보다 못하다는 평이나 시시하다는 이야기도 돌 정도이고.. 실지로 평은 극악이라도 기대 이상의 흥행성적을 올린 전작들에 비해서 흥행에도 적신호가 비친다고 한다.



사실 저스티스 리그의 원조격 고전은 시내암의 수호지라고 볼수 있다. 보통 개인적으로는 요나라. 전호. 왕경. 방랍을 망라하는 후속시리즈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김성탄은 후세 조작이라고 하지만) 만일에 누군가가 전반부 없이 후반부 요나라 정벌과 역적 토벌편만 먼저 읽게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사실 108명이 모인 이후(김성탄이 말한 후세 위작부분)의 서술은 대작으로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유려하지만  대부분의 수호전 두령들이 잡졸+ 선봉장화 되고 있다. 그나마  임충. 무송 정도는 잘싸우는 선봉무장 정도 사진은 그냥 인물 정도. 이규나 송강이 그래도 괜찮게 상황을 캐리하는 상황이니 그저그런 군담으로 남았을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인물 구도나 스토리가 좀 시시해지기 때문에 누군가가 등장하면 약간의 설명으로 이번에 나온 두령의 과거가 설명되는 형식으로 진행할수 있지만( 고골의 따라스 불바에 나오는 싸우는 도중에 그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넣는 서술처럼) 이것에 "과하면 지루해지고 부족하면 나름대로 흠이 있는" 식의 이야기가 될수 밖에 없다. 이러면 사실 전체적인 서사 구조도 근본적으로 흐트러지게 된다.

수호지의 매력은 몇몇 주요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기름지게 진행되는 전반부때문에 오히려 후반부의 서사가 살아나는 구조라고 볼수 있다.



2. 저스티스리그의 대부분의 비판은  수퍼맨에게 치중한 나머지 다른 멤버들은 모두 쩌리화 시켰다는 논지이다.  나는 이것이 앞서말한 수호지의 후반부"만" 읽을때 나오는 캐릭터의 설정의 문제라고 본다. 사실 지금 구조와 비슷하게 흘러도 그런 비판을 막기 위해서는 개별 캐릭터를 살려야 하는데 이 작은 이것에서 중대한 실패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 앞부분에 신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넣었지만 그게 장황해지고. 전체 이야기를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몇몇 부분은 "설명이 부족해서 이야기가 날라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사실 많은 작품에서 적어도 최소한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최소 관건이다. 어른의 사정으로 정형화된 캐릭터와 플롯을 남발한다면 아무리 돈을 들이고 정성을 들여도 태작이 나올수 밖에 없다.(입만 열면 장군님. 장군님.. 외치는 북한 영화가 막대한 자본을 들여도 "재미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오히려 찌질이들이 장군님을 안 하는 코믹극 "우리집 문제" 연작이 더 인기 있다는건 무슨 이유일까?) 잘 살리면 좋은 캐릭터를 말 그대로 잡졸화시키거나 교과서적인 클리세로 버리게 된다면 어느분 말씀처럼 최고급 쇠고기로 햄버거 패티 갈아먹는 이유밖에 되지 않는다.

<캐릭터 설정을 등한시 하면 딱 이 수준입니다>


대부분 그런 경우 그런 캐릭터의 빈약을 OST로 덮거나 현란한 CG나 액션으로 덮게 된다. 아니면 "이 작을 안보면 애국자가 아닌거시여"라는 외적인 스토리로 끌고 나가고... 적어도 이런건 2010년대에는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된다. 극단적인 예가 바로 김종학의 여러 작품들이고 이런 캐릭터의 빈약함이 끝에 달할때 그의 몰락이 시작되었었다.

60-70년대 양산된 한국산 반공/반일 특공대 영화들도 인기를 얻은건 "주제"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스토리 전개에서 각자의 캐릭터를 굉장히 잘 살린 것이 주요한 요인이다. 물론 "아아. 공산당은 하늘을 같이 할수 없는 마귀의 존재요" 라던가 "우리가 이렇게 사는건 친일파때문이리요~~"라고 자위행위하는 캐릭터는 분명 있지만. "에라이 친공이건 반공이건 맘 편하게 여자나 끼고 살아야지" "에라이 이 일 끝나면 돈 챙겨서 여자랑 농사나 짓고 살아야겠다"는 소시민적 캐릭터(이지만 배반은 하지 않는)의 개그 연기가 튀지도 않고 살아 있었던 것도 주요 요인이기도 하고(고 구봉서 옹이나 고 서영춘옹의 필모에서 전쟁영화는 대부분 이런 역이었다.)




4.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캐릭터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주요한 장치가 있어야 했다. 마블에서는 이것을 "시빌워"나 어밴져스 "이전"에 이미 개별 영화들로서 충분히 소화시킨 케이스이다. 판권 문제로 스파이더맨 개인 영화는 나오지 못했지만 여러 영화에서 심지어 "쩌리 수준"이라고 할수 있던 앤트맨까지 개인 영화로 만들수 있었었다. 이렇게 된다면 시빌워의 커다란 틀 안에서라도 얼마든지 후속작 떡밥을 줄수 있었고 이것은 "요나라 정벌시 선봉장 임충"의 개인영화를 따로 만든것과 같은 이치이기도 했다.

그럼 마블/디시 영화에서는 어떻게 일이 진행된 것일까? 마블은 원래 "잘 안 알려진(이라고 쓰고 쩌리라 읽는) 히어로 살리면서 이야기를 진행한것"이다. 유명한 헐크는 좀 뒤에 들어왔었고 아이언맨은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매니아들이나 아는 쩌리 캐릭터였다.(모 롤코 영화에서 주인공이 사회부적응자 덕후라는 설정으로 아이언맨 피규어를 가지고 있는 것을 표현할 정도였다.) 아이언맨이 예상외로 인기를 끌면서 나름 인기있던 캐릭터들이 들어왔고 대신 이런 무명성을 타파하기 위해서 (물론 어벤져스나 시빌위라는 큰 이벤트때문에 개별 영화들의 완성도는 그렇게 큰건 아니지만) 적어도 캐릭터성을 충분히 강조하기에는 손색이 없는 개별영화들이 만들어졌고.. 이런 개별영화 때문에 시빌워나 어벤져스등의 이벤트들이나 타노스와의 대결을 그린 다른 연장 영화들에서도 캐릭터 자신이 살아 있을수 있었다. 캡아나 토르 심지어 앤트맨도 독립 작품 설정이 없었다면 수호지 후반부의 임충이나 이규처럼 그야말로 "대사 많은 잡졸화"가 되었을 것이다.

5. 디시 영화는 마블을 따라잡는 목적때문인지 전체 영화를 먼저 하고 거기에 수퍼맨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로 이어나간 것이 문제였다. 디시에서 유일하게 캐릭터를 살리는건 슈퍼맨이고 심지어 설정상 "슈퍼맨이 없는 세상"으로 시작되는 저스티스 리그도 필연적으로 맨 오브 스틸 3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다. 이런 캐릭터의 빈약함을 현란한(?) 액션과 CG로 덮은게 패착이기도 하고.. 아쿠아맨 같은 "잡졸"이야 사실 개인영화가 늦게 나와도 상관없지만.. 적어도 배트맨/플래시 정도는 개인 영화가 먼저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디시 유니버스에서 수퍼맨만큼 중요한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할수 있는 배트맨에 대해서는 독립영화가 없기 때문에 평가 절하가 진행되고 있다. 도대체 로빈은 어디에 갔는지(돈옵져 앞부분을 보면 조커에게 로빈이 살해되었다는 강한 암시가 있다.) 이 세계의 배트맨은 왜 저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으니 뜬금없이 성격이 변하는 좀 이상한  캐릭터로 전락되었다

수호지로 이야기하면 송강이나 이규의 과거 이야기가 없는 상태에서 "언제나 의리만 지키고 주변인은 껍벅 죽는 송공명"이나 "피에 굶주린 살인마 이규"가 나온 셈이라고나 할까?

5. 그럼 디시의 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난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건 감독이 자기 고집으로 말아먹을때 생각하는건 초심으로 돌아가서 작은것부터 하는게 어떤가 하는 것이다. 장편이 안 팔리는 작가는 꽁트나(꽁트가 개그라는 의미가 아니라 단편보다 더 짧은 소설을 의미한다) 단편부터 다시 도전해보는 것이고. 대작을 자주 말아먹는 사람은 TV물이나 단막극부터 시작하는게 낫다고 본다. 거기서 못 벗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욕심때문에 소품도 못만들정도로 능력이 쇠퇴한"것을 발견할수 있는게 이 바닥이기도 하고



디시는.. 아예 리부트를 하거나 차라리 거대 이벤트보다는 개별 소품에 더 충실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캐릭터 정립으로 성공한 원더우먼이나 그 이상급의 독립 작품을 한후에 이벤트 사업을 하는게 낫다고 본다. 자본의 논리로 해결되는게 이 바닥이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미 자본의 논리를 벗어난 상황이 아닌가? 이런거 못 지키다가 패가망신한 사람이 바로 김종학 감독이고 강재규 감독이라는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김종학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자살했지만 강재규는-리메이크작이지만- 장수상회라는 소품으로 돌아왔다)

아뭏든 입맛이 쓰다. 이 난국이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지. 그렇다고 몬스터 유니버스터럼 여기서 접거나 혹은 "모든건 꿈이었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리온것도 사실이고 모든게 사실은 닥터 맨하탄이 꾸민 하나의 다른 우주의 스토리이다라고 하면 그 자체가 우스운거 아닌지.

덧글

  • 더카니지 2017/12/05 09:36 #

    글쎄요. 개별 영화들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데 MCU 페이즈1의 경우 아이언맨을 제외하면 대부분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평도 안 좋았어요. 어벤져스1로 대박을 치고 난후 다른 캐릭터들에도 시너지 효과가 가면서 흥했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비전이 그대로 담긴 저스티스 리그가 나왔다면 어땠을지 너무 안타깝네요....
  • 존다리안 2017/12/05 11:11 #

    저는 좀 밝아진 워치맨 정도의 분위기로 만들었으면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스티스 리그 오리진을 그린 DC의 코믹스가 있은데 아예 영화 내용을 그걸로 하는 게 나을 지경이더군요.
  • 2017/12/06 10: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풍신 2017/12/05 12:10 #

    저스티스 리그는 갑자기 "언제나 의리만 지키고 주변인은 껍벅 죽는 송공명"이나 "피에 굶주린 살인마 이규"가 튀어나와서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다른 매체에서 수호지 캐릭터들이 모이는 스토리를 대충은 알고 있는데, 갑자기 뭔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불의의 아이콘인데도 주위 사람들이 굽신대는 송공명"과 "피에 굶주리지 않은 상냥한 살인자 이규"가 나오는 상황이라서 문제라고 봅니다.
  • 지나스 2017/12/05 13:13 #

    몬스터 유니버스 취소라고 하셔서 고질라 취소된 줄 알고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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