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감 기타 단상

92년 대선 직후 93년의 잡지나 신문 기사들을 보면 그야말로 "아아. 군정때 하지 않은 여러 조치들이 한번에 해결되는구나"라는 희열을 느끼실겁니다. 지금 조선일보나 정의당이 그런 것처럼 "한겨레나 말" 같은 잡지에서나 아니 조중동 일부에서도 "지나친 개혁드라이브와 포퓰리즘 정치는 후폭풍이 셀거다"라는 이야기를 날릴 정도였어요. 지금 이글루에서 나오는 "걱정"론처럼요. 금융실명제(사실 이 하나만으로도 지금의 모든 개혁을 능가합니다.) 군부 숙정, 사회정화 활동 등등 심지어 "대통령 혼자서" 지시해서 벌어지는(라고 하지만 이미 실무자들에게는 인정된) 일도 비일비재했어요.

YS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 하면 당시 김XX 수석이 "우리는 헌정역사상 최고의 대통령을 보고 있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월간조선 인터뷰를 날렸고 모 목사(!!!)께서는 "YS에 찬성하면 민주 반대하면 수구"(!!)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겼습니다.

YS의 명과 암이 어떤지는 그 뒤의 역사를 아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3당 합당에 빌붙은 개혁이어서 실패가 뻔하다. 민주화 운동한 색기들은 원래 저런 무능력한 놈이다. 원래 YS는 무능한 놈이다 운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그때 YS의 개혁을 본 사람들은 찬사를 남겼고 어느 정도 "기득권의 반발"을 걱정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YS의 성공과 좌절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건 논의의 밖이겠습니다만 그후의 행보는 미국 프리메이슨이 벌인것도 아니고 기득권이 벌인것도 아니고 모두 자기 자신의 잘못(...)이 벌인 참사였습니다. 집권 후반부의 YS가 타임슬립해서 집권 초반부의 YS에게 이야기했다면 믿기 어려운 사건들이 이후에 벌어졌으니까요.

이번 "개혁"의 경우는 훗날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할지 꽤 궁금합니다. YS의 전철을 밟지 않을거라고 단언하는 분도 계시고 내심 YS처럼 망할거라고 점치는 분도 계시지만 적어도 피해는 이 글을 쓰는 저나 여러분들이 뒤집어 쓸 것이고 그 이익도 대부분의 국민이 얻는다는 점이 더 아쉬울뿐입니다.

덧: 사진과 이미지 정치는 역시 YS 다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칼국수. 아침 조깅. 원탁회의. 따뜻한 가족애. 가택연금 당시의 투쟁사등등이 집권초반의 신문을 뒤덮었다는거 믿어지십니까?

지금 대통령이 주의해야 할것중 하나가 중후반에 개혁 드라이브가 약해졌을때 슬금슬금 들어올 비선에 대한 유혹(...)과 어용 지식인들이지요. 어용이라고 내편이 아니라 반대편의 어용들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겁니다. YS는 이런 사람들에게 약점을 잡힌게 결과적으로 자기 무덤을 판 것이지요.

윤필의 신한국기라는 만화 마지막회에서는 YS가 그동안 효수한 사람들이 YS를 괴롭히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앞으로으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ㅋㅋ


덧글

  • 존다리안 2017/05/12 16:30 #

    무섭네요. 설마...앞으로 똑같은 일이?
  • rumic71 2017/05/12 17:34 #

    헬조선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 2017/05/12 16:4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5/12 16: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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